운명은 시시때때로 찾아오지 않는다.
적어도 운명이라는 표현을 쓰려면
아주 가끔 우연히 찾아드는 극적인 순간이어야 한다.
그래야 운명이다.

그래서 운명의 또다른 이름은 타이밍이다.
만일 오늘 그 망할 신호등에 한 번도 걸리지 않았다면
난 지금 운명처럼 그녀앞에 서 있을지도 모른다.

내 첫사랑은 그 거지같은 타이밍에 발목 잡혔다.
그 빌어먹을 타이밍에.

그러나 운명은, 그리고 타이밍은
그저 찾아드는 우연이 아니다.

간절함을 향한 숱한 선택들이 만들어내는
기적같은 순간이다.

주저없는 포기와 망설임없는 결정들이
타이밍을 만든다.

난 간절히지 못했고, 용기도 없었다.
난 더 간절해야했고, 용기를 더 냈어야 했다.

나빴던건 신호등이 아니라 타이밍이 아니라
내 수많은 망설임이였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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