1.20 #3

2018. 1. 20. 02:15



이적은 이적인가 반주가 역시



Panic - 달팽이


집에 오는 길은 때론 너무 길어 
나는 더욱더 지치곤 해 
문을 열자마자 잠이 들었다가 
깨면 아무도 없어 
좁은 욕조 속에 몸을 뉘었을때 
작은 달팽이 한 마리가 
내게로 다가와 
작은 목소리로 속삭여줬어 
언젠가 
먼 훗날에 
저 넓고 거칠은 세상 끝 
바다로 갈거라고 
아무도 
못봤지만 
기억 속 어딘가 들리는 
파도소리 따라서 
나는 영원히 갈래 

모두 어딘가로 차를 달리는 길 
나는 모퉁이 가게에서
담배 한 개비와 녹는 아이스크림 
들고 길로 나섰어 
해는 높이 떠서 나를 찌르는데 
작은 달팽이 한마리가
어느새 다가와 내게 인사하고 
노랠 흥얼거렸어 
언젠가 
먼 훗날에
저 넓고 거칠은 세상 끝 바다로 갈거라고
아무도 
못 봤지만 
기억속 어딘가 들리는파도소리 따라서 
나는 영원히 갈래
내 모든걸 바쳤지만 이젠 모두
푸른 연기처럼 산산이 흩어지고
내게 남아 있는 작은 힘들 다해
마지막 꿈속에서 
모두 잊게 모두 잊게
해줄 바다를 건널거야
언젠가 
먼훗날에
저 넓고 거칠은 세상 끝 바다로 갈거라고 
아무도 
못봤지만
기억 속 어딘가 들리는 파도소리 따라서
나는 영원히 갈래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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